■ 36주 6일
출산예정일을 코앞에 두고, 마지막 외래 진료가 있어 병원을 찾았다. 며칠 전부터 자궁 쪽에서 생리통과 유사한 통증이 느껴졌지만, 큰 이벤트는 없었다. 그런데 이게 이벤트였을 줄이야?
교수님께서는 초음파를 보시고는 자궁문이 살짝 열려 있다고 하셨고, 내가 느낀 통증은 가진통이라고 하셨다. 예정일까지 4일이나 남았지만, 그 사이에 어떤 일이 생길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니, 결국 입원하여 다음날 출산을 하기로 결정했다.
잠귀가 예민한 편이라 1인실을 쓰고 싶었지만 이미 만실이었고, 결국 4인실에 배정되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4인실이지만 2명의 산모만 사용했기에, 우려했던 것보다는 편하게 지낼 수 있었다.
1인실은 미리 예약을 할 수 없고, 입원 당일에 공실일 경우 입실이 가능하다. 미리 이야기를 해둔다면, 입원기간 동안 자리가 날 경우 1인실로 옮길 수 있다. 나도 중간에라도 1인실로 옮기고자 이야기를 해두었지만, 퇴원하는 날에서야 자리가 났기 때문에 계속 4인실만 이용하게 되었다.
병실 안내를 받고, 몸무게 측정과 함께 수술전 안내사항 등을 전달 받았다. 바로 태동 및 수축검사가 진행되었는데, 좁고 딱딱한 병원침대에 누워 검사를 받는 게 너무 힘들었다. 자세가 불편해서인지 수축이 심하게 왔는데, 그동안 내가 이걸 어떻게 참았나 하는 생각도 들면서, 수술을 앞당겨 입원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태동 및 수축검사가 끝나고 잠시 뒤에 교수님이 오셔서 진행될 수술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해 주셨고, 수혈동의서에 서명도 받아가셨다. 항상 진료실에서 보던 교수님이었는데, 입원하여 만난 교수님은 또 다른 느낌이었다. 더 멋지심 쁨쁨.
18시 저녁식사가 나왔다. 맛 보다는 살아야 한다는 느낌으로 열심히 먹었던 것 같다.
20시 경에는 링거를 꽂게 되는데, 그후 퇴원할 때까지 샤워를 할 수 없으니 그 전에 씻어야 한다. 예정일에 입원하게 되었다면 집에서 씻고 오면 되는데, 나는 긴급입원이었기 때문에 병원에서 샤워를 하게 되었다. 병실마다 샤워실이 있긴 하지만 매우 좁기도 하고, 아무래도 다른 사람들도 들락거리기 때문에 많이 불편했다. 드라이기 사용을 제지하지는 않았지만, 아무래도 소리가 너무 클 것 같아서 준비해간 소형 선풍기로 머리를 말렸다.
링거를 꽂고 병실 침대에 누워있으면, 간호사 선생님들이 주기적으로 와서 혈압을 측정해 주신다. 새벽에도 와서 잘 있는지 들여다봐주시고, 참 친절했다.
원래 오전중 수술 예정이었기 때문에, 전날 밤 12시부터는 금식이었다. 결국 다음날 오후에 수술을 하게 되면서 쫄쫄 굶게 되었지만, 수축이 세게 와서인지 배가 전혀 고프지 않았다.
다행히 출산가방을 미리 싸놨던지라, 남편이 집에 가서 바로 가져왔고, 기타 준비하지 못한 물품은 본관에 위치한 병원 매점에서 구매했다.
입원당일이 36주 6일이었으니, 딱 37주가 되는 주에 아기들을 만나게 된다. 만삭인 것 !
아가들아 우리 오래 기다린 만큼,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자.
2024.06.03 - [난임부터 육아까지/임신일기] - [임신일기 11] 35주차 (출산 전 태동검사 + 정밀초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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