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솔직리뷰/영화&드라마

[가족영화] 세자매 _ 각자의 상처를 살아가는 사람들

반응형

세 자매

개봉: 2021.1.27.
주연: 문소리, 김선영, 장윤주
러닝타임: 1시간 55분
장르: 드라마
등급: 15세
*사진출처 : 네이버 포토

 

늘 주눅이 들어있는 첫째 딸 희숙(김선영), 겉으로는 안정된 듯 하지만 뭔가 불안한 가식쟁이 둘째 딸 미숙(문소리), 생각 없는 골칫덩이 같지만 내면은 따뜻한 셋째 딸 미옥(장윤주), 여기 완전 다른 성격의 세 자매가 있다. 저마다의 근심을 품은 채 각자의 삶을 살고 있으면서도, 늘 서로를 신경 쓰고 있는 이들의 모습은, 주변의 어느 형제자매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어딘가 위태로워 보인다. 그리고 아버지의 생일을 맞이하여 한자리에 모인 날, 눌러왔던 세 자매의 감정이 폭발한다. 지금의 그들이 되도록 한, '아버지'라는 존재를 향해 말이다.

 

이들 가족에게 그동안 어떤 사연이 있던 것일까? 그리고 영화가 끝난 뒤 어떤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영화 '세 자매'는 스토리에서 주는 메시지도 좋지만, 배우들의 섬세한 감정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영화 보는 내내 그들의 상황을 공감하며 빠져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나는 나의 근심을 어떻게 다스리고 있는지, 내 형제의 웃는 얼굴 뒤에 어떤 근심이 있는지 생각해보고 싶다면, 이 영화를 추천한다. :)

 


■ 주요 인물 소개

영화 세자매세자매 줄거리
첫째딸 희숙과 그녀의 딸

 

● 첫째 딸 희숙(김선영) : "내가 미안하다."

언제나 주눅이 들어있고 사과를 입에 달고 산다. 결혼을 해서 가정을 꾸렸지만, 남편은 희숙에게 막말만 일삼고 집에도 잘 안 들어온다. 딸도 그런 엄마를 무시하기만 한다. 어느 날 암선고를 받지만, 딱히 어디 말할 곳도 없다. 운영하는 꽃집에서 코피를 쏟지만, 그런 순간 자신을 어떻게 돌봐야 할지조차도 모르는지 멋쩍게 웃을 뿐이다. 

 


 

세자매 등장인물문소리 영화
가식적이던 그녀와 아버지의 생일날 응어리가 터진 그녀

 

● 둘째 딸 미연(문소리) : "내가 기도하는 거 알지?"

남편은 교수로 재직 중이고, 예쁜 아들과 딸이 있다. 자신은 그런 안정된 울타리에서 교회를 열심히 다니고, 늘 가족들을 위해 기도한다. 그런데 그녀의 웃음이 좀처럼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웃고 있지만 뭔가에 억눌려있는 표정이다. 전화해서 진상을 부리는 동생 미옥을 부드러운 말로 타이르려고 하지만, 타이르는 그녀의 얼굴이 더 조급해 보인다. 안정된 울타리를 지키고 싶어서였을까? 남편의 외도에도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못하고, 그냥 살아가고 있는 불쌍한 사람이다. 


 

셋째 딸 미옥(장윤주) : "나는 쓰레기야"

답답한 첫째 언니와 가식적인 둘째 언니와 달리,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출하며 산다. 자식이 있는 나이 많은 이혼남과 결혼을 한 후, 이혼남의 돈을 보고 결혼했다는 오해의 말을 많이 들었지만, 결코 그런 계산을 할 만큼 돈을 좋아하거나 머리를 쓰는 사람이 아니다. 한없이 잘해주는 그 남자의 착한 성품이 좋아 결혼을 했고, 그의 중학생 아들에게 새엄마로서의 역할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어떻게 하는 건지 몰라 짜증 나고 답답할 뿐이다. 자신이 그런 마음을 받아본 적이 없으니까. 


■ 줄거리

 

아버지의 생일을 맞이하여, 세 자매가 한자리에 모인 날 사건이 벌어진다. 아버지가 식전기도를 하던 중, 어딘가 아픈듯한 막내 남동생이 등장해서 아버지에게 오줌을 싸버리고, 생일잔치는 엉망진창이 된다. 첫째 희숙은 남동생을 감싸 안으며 대신 사과를 하기 시작하지만, 둘째 미연은 남동생을 다그치고 몰아세우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를 보고 있던 셋째 딸 미옥, 둘째 미연의 그런 모습이 아버지를 닮았다며 소리를 지르고, 가족들의 앞에서 미연의 남편이 외도 중임을 폭로한다. 

 

이들 부모는 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자식들 간 다툼이 한창인데, 어머니는 성경책을 챙기고 아버지는 목사에게 사과를 하며, 그곳을 빠져나가려고 하고 있다. 그런 그들을 세운 것은 둘째 미연. "아버지, 목사님 말고요. 우리한테 사과하세요!!!!" 늘 침착하기만 했던 미연의 외침에 주변은 잠깐 조용해지지만, 그것도 잠시 아버지는 서둘러 그곳을 벗어나려는 마음뿐이다. 그리고 내내 그 상황을 보기만 하던 첫째 희숙의 딸, 엄마의 암소식으로 모두를 놀라게 한다. "어른들이 왜 사과를 못해요. 우리 엄마 암이에요. 빨리 사과하세요 할아버지."

할 말을 잃은 아버지. 끝내 사과는 없었지만 유리창에 머리를 박으며 자해를 시작한다. 

 

이들에게는 복잡한 가정사가 있다. 첫째 희숙과 남동생은 아버지가 밖에서 데려온 자식들이었는데,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심한 폭력을 당하면서 자랐다. 희숙은 늘 남동생을 감싸느라 멍투성이가 되었지만, 그때마다 둘째 미연과 셋째 미옥은 집밖으로 도망쳐 나왔다. 그들이 불쌍하다고는 느꼈지만, 어린 나이에 두렵기도 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으리라. 그리고 그런 간접폭력은 미연과 미옥에게도 강한 트라우마가 되었다. 그렇게 어릴 적 상처들을 각자의 가슴에 묻은 채 성장했고, 20년 후 아버지의 생일에 사과를 요구하게 된 것이다.


■ 결말

마지막 장면. 세 자매는 함께 바다로 여행을 떠나고, 사진을 찍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우리 앞으로 사진 많이 찍자." 하면서 서로를 향해 웃어 보이는데, 각자 품고 있던 근심들을 풀어내서인가 찐으로 행복해 보이는 웃음이다. 이제 이들은 어떤 시련을 맞더라도, 서로에게 의지하여 잘 헤쳐나갈 수 있을 것 같아 마음이 놓인다.

 


■ 감상

어린 자식들에게 가정폭력을 일삼았지만, 아버지는 사과한 마디 없이 세월을 보냈다. 열심히 교회에는 다니며 스스로는 회개했다고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성인이 되어서도 그때의 트라우마로 힘든 삶을 사는 자식들의 마음은 헤아려주지 못했다. 아버지의 폭력을 방관한 둘째 미연은 희숙을 위해 기도한다고는 했지만, 정작 언니와 남동생의 진짜 아픔은 몰랐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기도'나 어설픈 '위로'가 아니고, 진심 어린 '사과'와 '사랑'이었다는 것을 왜 몰랐을까.

 

우리도 잘못을 했으면 사과를 해야 한다고 배우고 가르치지만, 막상 그런 상황이 되면 어떻게 사과해야 하는지 모르거나 모른척하기도 한다. 진심 어린 "미안해" 한마디면 되는데, 그걸 몰라 긴 세월을 헤맨다. 아버지의 폭력이 없었다면, 누군가 다가와 그들을 감싸줬다면, 세 자매의 인생은 지금과 많이 다르지 않았을까? 영화를 보는 내내 가슴이 아팠고, 그들의 응어리가 터지는 순간에는 마음이 좀 놓였다. 그리고 나도 언니와 동생이 있는데, 서로에게 잘살고 있는 모습만 보여주고 있지는 않은지 문득 궁금해졌다. 혹시 내가 모른척하고 있는 그들의 아픔이 있는 것은 아닌지, 그들을 위한답시고 감추고 있는 나의 아픔이 있는 것은 아닌지, 넌지시 서로에게 털어놓아야겠다. 


■ 또 다른 영화를 추천받고 싶다면?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 _ 결말 해석 감상(스포 있음)

개봉 : 2023.3.31. 주연 : 전도연, 설경구, 이시아, 이솜, 이연 러닝타임 : 2시간 17분 장르 : 액션, 범죄, 스릴러, 누아르 등급 : 청불 *사진출처 : 넷플릭스 공식 영상 및 포토 ■ 인물소개로 보는 줄거

storybyhand.tistory.com

 

 

[넷플릭스 영화] 써클 _ 생존게임에서 살아남기

써클 개봉 : 2015 주연 : 줄리 벤즈, 머시 맬릭, 카터 젱킨스 등 러닝타임 : 1시간 26분 장르 : SF/스릴러 등급 : 15세 ■ 줄거리 낯선 방에서 깨어난 50명의 낯선 사람들은 자신들이 원 위에 서 있는 것

storybyhand.tistory.com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