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지 3년은 넘으셨는데 그래도 아직 자연임신 시도해 볼 만하지 않으세요?”
난임병원에 처음 상담을 갔을 때, 의사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이다. 결혼한 지 3년이나 지났고, 우린 나이가 어리지 않고, 초조하고, 일단 난임병원의 문을 두드렸으니, 당연히 그대로 난임치료가 시작될 줄 알았는데 자연임신을 시도해 보라고? 순간 마음이 흔들렸고 아직은 내가 늦은 게 아닌가 보다 싶었지만, 여기까지 오는 것도 생각을 많이 하고 내린 결정이었기 때문에 다시 마음을 다잡고 내 의견을 전했다.
“더 늦어지는 건 싫어서요. 바로 뭐라도 시작했으면 좋겠어요.”
의사 선생님은 내 의견을 존중해 주셨고, 바로 난임시술이 시작되었다.
그 첫 단계는 나팔관에 이상이 있는지 알아보는 ‘나팔관조영술’이었다. 마리아산부인과에서는 연계되어 있는 인근 영상의학과를 소개해주셨고, 나는 바로 예약을 잡고 방문했다. (예약이 밀려있을 수 있으니 미루지 말고 바로 예약하세요!) 검사는 10분 정도 걸린 것 같고, 결과는 바로 받아볼 수 있었다. 다행히 양쪽 모두 정상이라 별다른 치료를 하지 않아도 되었다.
다시 찾은 마리아산부인과. 나팔관조영술에 대한 별도 언급은 없으셨고, 인공수정 2차례를 먼저 시도해 보고 안되면 바로 시험관을 해보자는 굵직한 계획을 말씀해 주셨다. 처음에는 시험관은 좀 힘들 것 같아서 인공수정만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인공수정은 성공확률이 떨어지고 시험관을 해야 난임의 정확한 원인이 발견된다는 의사 선생님의 말씀에 바로 수긍했다. 사실 이때만 해도 인공수정과 시험관의 큰 차이를 잘 몰랐고, 그냥 시험관은 힘들다는 소문에 지레 겁을 먹은 거였다.
이제 인공수정 시작이구나.
✔️ 나팔관조영술 꼭 해야 하나요? 통증은?
난임병원에서 클리닉을 시작하려면 필수로 거쳐야 하는 단계이다. 실제로 이 단계에서부터 문제가 발견되어, 일단 그 부분을 치료하고 시작하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난 마취 같은 건 따로 하지 않았고, 자궁내막으로 뭔가가 깊숙이 들어오면서 불편함이 느껴졌는데, 생각보다 통증이 없어서 괜찮았다. 그냥 좀 기분이 나쁜 정도?
고통은 생각지 못했던 곳에서 발견되었는데, 나팔관조영술을 마치고 집에 오니 다리 피부가 빨갛게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찾아보니 조영제의 부작용이었다. 순간 생각난 간호사님의 한마디, “집에 가셔서 물 많이 드세요.”. 나는 미친 듯이 물을 들이켜기 시작했고, 다행히 다음날 피부가 다 가라앉았다.
✔️난임병원, 그냥 무작정 가보면 될까요?
난 일단 무작정 갔다. 넘치는 정보의 바다에서 인공수정과 시험관의 차이조차 검색해보지 않았으니 정말 무식하게 간 거다. 내가 알고 싶은 정보는 당연히 병원에서 알아서 이야기해 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나!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기본적인 정보는 습득하고 방문하길 추천한다. 그럼 의사 선생님과의 대화가 더 수월할 것이고, 병원 처방 외에 스스로가 할 수 있는 것들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후에 더 언급하겠지만, 난임병원은 수동적으로 처방을 기다리기보다는 적극적인 자세로 의사와 의견을 교환해 나가는 것을 강력 추천한다.
✔️ 인공수정은 몇 차례까지 시도해 보면 좋을까요?
의사 선생님은 두 차례를 제안하셨는데, 내 생각에도 두 차례면 적당할 것 같다. 일단 두 차례쯤 하면 정부지원금이 소진되기도 하고, 확률이 떨어지는 인공수정을 시도하면서 시간과 체력을 낭비하기보다는 바로 시험관을 시작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나이가 좀 있거나 급하신 분들은, 아예 인공수정을 생략하고 바로 시험관을 시작하시는 분들도 있다.
2023.10.05 - [난임부터 육아까지/난임일기] - [난임극복기 1] 난임병원 갈까 말까 ? (+대전 난임병원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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